[보도자료] 과잉입법 쪽지예산, 공직선거법 66조 개정 시급
과잉입법 쪽지예산, 공직선거법 66조 개정 시급
– 후보자 419명(44.8%)의 공약 정부 예산 2.5배가 넘는 1,017조
– 매니페스토 질의서 회신 후보, 당선자의 82.54%(208명)
4·13 총선은 유권자가 주인공이었다. 늑장 선거구 획정, 막장 공천, 난장판 정책공약 등 정치지체(政治遲滯)에 대해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다. 선거 막판에 다급해진 정치권은 무릎 꿇고 사죄와 읍소를 거듭했지만, 유권자는 제도정치권을 변화시키기 위한 레짐 트랜스포메이션(regime transformation)을 선택했다. 유권자는 정당 정책에 한 표 후보자 정책에 한 표를 행사하는 절묘한 교차투표를 통해 원내 1당을 바꾸었고, 거대정당을 강력히 지탱해 주었던 지역주의를 허물었으며, 제3당의 확장성을 특정 지역에 가둬두는 등 모든 정당에 균등한 긴장감을 남겨주었다. 국민의 봉사자로서 일할 것을 엄중하게 명령하였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본격적으로 정치를 이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국민의 대표기관이며 입법부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무분별하게 제시되는 지역개발공약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지역선거를 통해 국가대표를 뽑는 선거인 만큼 후보들이 지역민원성 개발공약을 제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해도 적어도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자 공약에 대한 입법계획과 재정설계 등은 검토해주고, 균형감 있는 지역발전 구상의 기본과 프레임은 제시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 후보자 선거공보에 ‘입법계획’과 ‘재정추계’ 정도는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혈세로 정당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이고 중앙당이 해야 꼭 하는 기본적 의무이다. 선거비 보전비용을 받는 총선 후보자의 최소한의 의무이다.
그러나 정당들은 무관심했고 후보자의 노력 또한 전혀 없었다. 대신 그 자리를 메운 것은 막장공천이었고 개발공약 폭탄이었다. 후보자 419명(44.8%)이 제시한 공약이 올해 정부 예산 386조4000억원의 2.5배가 넘는 1,017조였다. 한 명의 후보가 올해 SOC 예산 23조원에 육박하는 22조669억원 규모의 개발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공직선거법 66조를 개정하여 ‘입법계획’과 ‘공약예산표’를 제시토록 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난 8년 동안 묵살하고 있으며, 정개특위에서는 단 한 차례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제시되는 개발공약 폭탄은 결국 선거 이후에 ‘쪽지예산’, ‘과잉입법’의 주범이 되고 있다. 이렇듯 개발공약 폭탄은 균형적인 국토개발 구상을 흔들고 국가의 건전재정을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으나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했듯이 정치권은 표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동안 유권자 10대 의제 발굴, 정당 정강분석, 정당 정책공약 분석, 후보자 정책공약 분석, 유권자 가족투표 인증샷 캠페인 등 다양한 유권자 운동을 진행해 왔다. 특히, 935명의 총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입법’과 ‘재정계획’을 묻는 매니페스토 질의서를 발송했고, 442명의 후보자에게 답변을 받아냈다. 매니페스토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회신한 당선자는 208명(82.54%)이었다. 질의서를 회신하지 않은 후보자의 당선확률은 17.46%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안이한 태도로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정치권은 강한 의지를 갖고 공직선거법 66조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만약 또 다시 입에 발린 반성만을 한다면, 제도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끝>
# 매니페스토 질의서 답변 내용은 홈페이지(www.manifesto.or.kr)에 공개 중입니다.
2016. 4. 18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